[장문정 칼럼] 온라인 시장만이 답은 아니다

 

온라인 시장만이 답일까? NO! 오프라인 시장은 굳건하다

 

 

 

 

온라인 시장은 빛 좋은 개살구


유통쟁이들 용어로 까대기(물건 진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건만 깔아만 두면(진열해 놓으면) 알아서 팔리던 시대가 있었죠. 이제는 어림도 없습니다. 아무리 싸다고 외쳐봐야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양 엄지로 검색을 해 버리니 기업의 목숨이 양 엄지에 달렸다 합니다. 검색되지 않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돼 버렸습니다. 
정말 앞으로는 온라인시장만이 답일까요? 매장 임대료도 없고 매장에서 하루 종일 서 있을 필요도 없고 손님 응대해가며 일일이 비위 맞출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또 이제는 온라인 시장이 대세이니 사람을 직접 대하여 고객을 설득하는 영업 방식은 종말을 고했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어림도 없습니다. 결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이 대세? 결코 그렇지 않아

 
전 세계 모바일 경제 규모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겨우 4.2%에 불과합니다. 온 세상이 모바일 쇼핑만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미국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3천억 달러(340조원)로 미국 전체 소비시장 규모의 8%밖에 안 됩니다. 그 중 3분의 1은 아마존 한군데가 가져가는 매출이니 아마존을 빼면 단지 5%입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률도 100% 이상씩을 찍다가 근래에는 10%정도로 곤두박질했고요. 이 같은 성장세라면 2030년이 돼도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 비율은 20%도 안 될 겁니다. 그리고 한국 성인 4명 중 1명은 온라인쇼핑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여전히 물건을 직접 보고 사람을 통해 구입합니다(한국은행 2016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 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2016.12.26.). 
1930년대 전화가 나왔을 때 영업직은 끝났다 했습니다. 결과는 더 늘었습니다. 1995년 인터넷이 나왔을 때 영업직은 끝났다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더 늘었습니다. 미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인터넷 등장 이후 영업 직원 수는 월등히 증가했고 미국 기업들은 해마다 9천억 달러(1050조원)를 영업에 씁니다. 이는 온라인 광고에 쓰는 돈의 20배가 넘는 거대한 비용입니다. 

 

거품이 끼어 있는 온라인 쇼핑몰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의 시초는 누구일까요? 1996년 6월 설립된 인터파크입니다. 2호가 재밌습니다. 이듬해에 나온 삼성몰입니다. 삼성이 쇼핑몰을 만든 적이 있었나 싶으시죠? 거의 아무도 기억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금방 망했기 때문입니다. 1998년까지 단 2년 만에 3백여 개의 쇼핑몰이 생겨났지만 지금은 거의 망했고, 2000년 첫 오픈마켓 G마켓이 생겨난 뒤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가 우루루 쏟아졌습니다만 아직 흑자를 보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 26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인물) ‘아리(Arii)’가 온라인 패션 브랜드 런칭을 하면서 출시를 위해 최소 36장의 티셔츠를 팔아야 했는데 그마저도 못 팔고 접었습니다. 온라인 스타의 거품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굳건하기만 한 대면 시장

 
세일즈 하겠다고 덤비는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맨살로 대하기보다 모니터 뒤에 숨어 온라인으로 상대하겠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갈등의 상황을 돌파하거나 이해관계가 얽힐 때 풀어 나갈 용기가 없고 방법을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은 고객에게 전화만 와도 심장이 떨려서 영업을 못하는 콜포비아(전화공포증) 증상도 겪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공구상을 운영하고 계신 사장님은 이미 오랜 영업으로 단련된 강한 내공을 지녔습니다.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능력이 이미 쌓여 있는 것입니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 그린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는 온라인으로 시작한 브랜드들이 현재 미국 전역에서 600개 이상의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 안경점 와비파커는 1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온라인에서만 침대를 판매하는 캐스퍼슬림도 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3년간 200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오프라인에 매장을 내느니 내 브랜드를 없애버리겠다던 의류 회사 에버레인의 창업자 마이클 프리스먼은 지금 결국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점포 수 확장을 고려중입니다. 
이래도 대면시장은 이제 한물 간 ‘전망 없는 직업(dead-end job)’이라 생각하십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오프라인 시장은 영원합니다. 

 

온라인에선 느낄 수 없는 사람 사는 정

 
대면판매 중 방문판매는 옛날 방식 같으십니까? 화장품, 건강식품, 학습지, 정수기 등 일반 방판과 다단계 방판을 합치면 국내 방문판매 시장 규모는 13조원이나 됩니다. 1969년부터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한국야쿠르트 매출의 95%나 차지합니다. 1964년부터 활동하는 아모레퍼시픽 카운슬러라고 불리는 화장품 아줌마는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의 15%나 차지합니다. 국내 화장품 총매출의 4분의1 정도가 방문판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대면판매는 온라인쇼핑이 제공 못하는 한계를 넘습니다. 정확한 설명, 모든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변, 실상품 체험, 사람사이에 오고가는 정이 가능하지요.  

 

피어나는 꽃처럼 오프라인 세일즈에 희망을!

 
세일즈는 꽃과도 같습니다. 작은 씨앗부터 출발해 피어오르고 자라 꽃이 펴기까지 과정, 물주고 가꾸는 노력과 수고로움이라는 정성을 쏟아야 하는 모습, 때론 시들고 때론 활짝 피어 낙담과 기쁨을 주는 상황까지 영락없이 꼭 닮았습니다. 
봄에 피는 개나리는 누구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온실에서 개나리를 보신 적은 없을 겁니다. 온실 속 개나리는 결코 개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개나리 화분을 온실이나 집 안 따뜻한 곳에 둬 보십시오. 봄이 되어도 개나리는 결코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겨울에 극심한 추위와 고생을 겪은 개나리만이 기온이 따뜻한 봄에 만개합니다. 그래서 꽃집에서는 겨울에 개나리를 매서운 추위를 맞도록 그냥 밖에 방치해 두다시피 합니다. 식물도 위기가 오면 오히려 더 에너지를 내서 꽃을 피우고 씨를 남기려 애를 씁니다. 한낱 식물도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의 세일즈가 고난과 어려움 없이 편안하고 평온하게만 흘러간다면 과연 매출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어렵고 추운 요즘, 끝없이 흡수하고 축적하라

 
겨울에 피는 꽃을 아십니까? 한겨울 영하의 추위에도 꽁꽁 언 땅을 뚫고 하얀 눈 위로 솟아오르는 괴력의 꽃이 있으니 그 이름 복수초입니다. 다른 꽃들이 기나긴 휴식기에 들어가 있을 시기에 이 꽃의 뿌리는 잠들지 않고 양분을 끝없이 흡수하고 축적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늦겨울 놀랍게도 스스로 몸에서 열을 내 눈을 녹이며 꽃망울을 세상에 내비칩니다. 계절의 굴레에 굴하지 않고 삶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복수초처럼 독자님도 요즘처럼 어려운 시장에서 쉬지 않고 미래의 준비를 위한 자양분의 뿌리를 잘 채우고 계시는지요? 

 

 

어느 대학 나왔어요? 들이대 나왔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컸는데요 어린 시절 길을 지나다 가시엉겅퀴를 보면 한 번씩 쥐어 봅니다. 뾰족뾰쪽 솜가시가 총총히 달린 엉겅퀴 줄기를 만지면 따갑고 아픕니다. 그러니까 조심조심 살살 잡게 됩니다. 따꼼따꼼하니까요. 가시 엉겅퀴를 맨손으로 안 아프게 쥐는 방법 아십니까? 과감하게 콱 손으로 한 번에 쥐면 오히려 안 아픕니다. 안 아프게 조심스럽게 살포시 쥐려면 더 따갑고 아픈데 과감하게 콱 손으로 한 번에 쥐면 오히려 아프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의 업도 그렇습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재고 따지고 스스로 변명 만들고 마음 졸이고 그러다 거절당하면 마음만 더 아픕니다. 차라리 과감히 부딪히고 거절당하면 마음도 덜 아픕니다. 과감히 들이대야 합니다. 누가 어느 대학 나왔냐고 물으면 뭐라고 해야 하죠? 들이대 나왔습니다. 고객에게 확 다가가는 겁니다. 비에 젖으면 비가 두렵지 않고 일에 젖으면 일이 두렵지 않고 삶에 젖으면 삶이 두렵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든 거기에 온 몸을 던질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삶이 자유로워집니다. 던져야 합니다. 내 일에 나를. 

어느새 한 해가 또 지나갑니다. 한 해 동안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장문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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