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철물 최효진

 

항공사 승무원 준비생에서 공구상 대표로

 

대구 경북철물 최효진 대표 

 

 

공구상에서 근무해 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구상 2세도 아닌 젊은 대표는 정말이지 처음이다. 공구에 대해 ‘1도’ 모르는 채 공구상을 차려 4년간 멋지게 운영해 온 경북철물 최효진 대표를 만나 대체 어찌 된 일이었는지 자초지종을 들었다.

  

 

공구 경험 無, 스물넷에 차린 공구상


대구광역시 북구 관음동. 칠곡 인터체인지를 지나 국토의 상부를 향해 올라가는 중앙고속도로 바로 인근에 경북철물이 있다. 매장 밖에 전시된 빗자루, 시멘트, 각종 사이즈의 PVC호스와 에어 컴프레서 등을 봤을 땐 여타 공구상과 별다를 것 없는 이곳이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곧장 특별함이 다가온다. 마치 카페에라도 온 듯, 세련되고 감성 넘치는 음악이 매장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세련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구상이, 아니 세련된 건 둘째 치고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공구상이 있던가? 내 기억으로는 없다.
“노래 틀어놓고 들으면서 일하면 좋잖아요. 사실 오시는 손님들이 대부분 나이 있는 분들이라서 노래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냥 제가 좋으니까 틀어 놓는 거예요. 조용한 매장은 저랑 잘 안 맞더라고요.”
경북철물 최효진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의 나이는 올해 스물여덟. 지금 나이도 공구상을 차리기에는, 아니 굳이 공구상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젊은 나이인 대표인데 처음 경북철물 문을 연 것은 4년 전, 그러니까 스물네 살 때였다.
‘스물 넷에 공구상을 차렸다고? 아빠가 하던 공구상을 물려받은 건가? 설마 다른 공구상에서 일하다가 독립한 것?’ 하고 생각할 테지만 놀라운 사실은 공구에 대한 경험이 그야말로 전무한 채 공구상을 차렸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이 스물넷 때다.

 

 

승무원 준비하다 겁 없이 문 연 매장


경북철물의 대표 직함을 갖기 전, 최효진 대표는 항공사 지상직 승무원 공부를 하던 학생이었다. 힘든 공부를 하던 와중 다른 친구들은 하나 둘 취업해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고 대표에게는 그것이 심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제가 공부하느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그러셨는지 아버지께서 저한테 ‘철물점 해볼래?’ 하시는 거예요. 아버지가 오랫동안 건축 일을 해 오셨는데 지금 이 위치가 일 하면서 알게 됐던 분이 철물점을 하던 위치거든요. 경기가 어렵고 하니까 가게를 내놓는다는 말을 듣고 저한테 하셨던 말씀이죠. 저도 뭐에 홀렸었는지 덜컥 하겠다고 했어요.”
아버지로부터 철물점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장사, 그것도 공구 장사를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는 대표지만 막상 공구상 운영에 대해 큰 부담은 없었다고 한다. 팔아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건축 일을 해 온 아버지가 사용하는 공구들을 오랜 시간 봐 왔던 경험 덕분에 공구에 대한 어색함이나 불편함, 부담감 등은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장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다 보니 정말 겁도 없이 시작했던 것 같다고 대표는 말한다. 만약 장사에 대해 알았더라면 공구상 운영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철물점 일이 자랑스러운 스물여덟 대표


경북철물 문을 연지 올해로 4년 차. 공구에 대한 경험이 아예 없던 초반에는, 당연하겠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가게에 공구를 사러 온 손님에게 오히려 물어 보면서 장사를 했다. 잘 몰라 죄송하다고 하면서 가르쳐 달라고 하는 대표에게 화를 내는 고객들도 있었지만 차분히 알려 주는 고객들도 여럿 있었고 그런 고객들이 지금 경북철물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사람마다 제각각 자기한테 맞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요. 안 맞는 사람도 있고 또 철물점도 여기만 있는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저와 맞는 손님들은 이제 저희 가게를 찾아오시는 거죠. 저는 그래서 오는 손님분들에게 정말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장사하고 있어요. 공구상도 서비스업이잖아요.”
가게 오픈하고 1년 반 즈음까진 거칠고 기쎈 손님들 때문에 진짜 많이 울었다는 최효진 대표. 하지만 공구 일에 많이 익숙해진 지금은 어엿하고 당당한 공구상 대표다.
최 대표는 공구상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점점 이 일이 좋아지고 있고 또 공구에 자부심도 생기고 있단다.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랑스럽게 ‘나 철물점 해, 4년 됐어’ 라며 무조건 4년 됐다는 걸 꼭 말한다는 대표. 적지 않은 시간동안 하고 있을 만큼 매력적인 일이란 걸 알리고 싶어서다.

 

고객들에게 편한 대표로 남고파


가게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어떤 대표로 기억되길 바라냐는 질문에, 그저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대표로 생각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처음 저희 가게에 온 손님은 아마 제가 대표일 거라고는 생각 안하실 걸요? 대표의 딸이라고 생각하시려나? 하하하. 그래도 그게 좋아요. 저는 그냥 고객분들에게 편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오셔서 커피 한 잔 하고 가셔도 되고 자기 인생 이야기 풀어놓으셔도 좋고요. 경북철물 가면 항상 친절하더라, 하는 말을 듣고 싶어요.”
어쨌든 경험해 보라며 매장 오픈에 금전적인 도움은 줬지만 일부러 가게 운영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던 대표의 아버지. 또 젊으니까 실패를 하더라도 큰 경험으로 남을 거라 생각해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지금까지 공구상을 운영해 온 대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아마도 고객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을 것이다. 그런 고객들의 생각에 충분히 동감하며 지금까지 경북철물을 잘 운영해 온, 그리고 앞으로도 멋지게 운영해 갈 최효진 대표에게 박수를 보낸다.

 

글·사진 _ 이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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