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공구상을 꿈꾸는 대하상사

 

시스템 교체가 젊은 공구상 위한 급선무

 

경남 창원 대하공구 김정만 김대성 父子

 

 

 

 

대하공구 2세 김대성 과장은 노후화된 공구상의 시스템 교체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하루가 다르게 달라져 가는 세상을 따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여년 운영되어 온 아버지의 공구상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공구상가단지에 위치한 대하공구는 조선사 엔지니어 출신의 김정만 대표가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문을 연 공구상이다. 넓지 않은 매장이지만 일주일 내내, 일요일도 가게 문을 닫지 않는 노력을 통해 지금은 도심 대형 매장 못잖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하공구의 2세 김대성 과장은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졸업 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준비하다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말씀에 작년 1월, 대하공구에서 공구일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스물여덟 살 때였다.
“막연히 어릴 때부터 미래에 이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같이 하자고 했을 때도 별반 특별한 생각은 들지 않았고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만약에 하지 않았어도 됐다면 안 했을지도 모르지만요. 하하.”
김대성 과장은 공무원 시험이든 어떤 시험이든, 모든 시험은 2년 안에 결정나는 거라 생각했다. 공부하던 약대입시도 2년 도전한 후에 결과가 좋지 않자 깔끔하게 접고 공구상이라는 새로운 인생의 진로로 방향을 틀었다. 

 

 

노후화된 시스템 교체가 필요해

 
김 과장이 대하공구에서 일을 시작한지 1년여가 흘렀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눈에 들어왔던 불편한 점은 단 하나, 노후화된 공구상 운영 시스템이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눈엣가시는 바로 바코드 시스템의 부재다.
“매장에 진열된 거의 모든 제품들에는 다 바코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매장에서는 바코드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얼마나 팔렸고 얼마나 들어오는지 정확한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공구상 운영에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재고 파악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겠죠.”
그가 대하공구에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에서 오래 근무했던 직원이 퇴사했다. 매장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고 원시적인 방법이긴 해도 매장 전체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던 직원이 그만두자 재고 관리에 구멍이 발생했다. 그런 구멍을 메꾸기 위한 최적의 방법은 바로 매장 운영 시스템 교체다.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는 법이다.
“제가 그런 말씀을 드리면 아버지도 동의하세요.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계시고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처럼 오래 공구일을 해 오신 분들은 익숙함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 것도 변해야겠죠. 바꿔야만 달라지는 세상을 따라갈 수 있는 거고요. 그런데 일이 워낙 바쁘다 보니 쉽게 돌입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곧 시작할 겁니다.”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기특한 아들

 
사실 맨 처음 김대성 과장과 이야기를 시작했을 땐, 공구상에서 일한 지 이제 일 년 조금 넘었다는 말에 ‘초보’겠거니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또 거래처에서 걸려 온 전화에 대응하는 걸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은 정말이지 180도 달라졌다. 오랜 시간 공구상 일을 해 온 사람과도 같은 분위기가 그에게서 느껴졌다.
같은 생각에서일까? 그의 아버지인 김정만 대표도 일년 여의 시간 동안 함께 일한 아들의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단다.
“녀석이 일을 곧잘 해요. 매장을 찾은 고객 응대도 잘 하고 무엇보다 열성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일을 잘 하니까 내가 뭐 잔소리할 필요도 없고. 기특하죠.”
김 대표는 아들 김대성 과장 그리고 그 또래 청년들의 모습이 조금 안쓰럽기도 하다고 한다. 요즘은 이름난 대학을 졸업했다 해도 사회에 진출해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에 입사했더라도 몇 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청년들이 많다.
“자기가 봐도 공구상이 비전 있다고 봤나 봐요. 주위 친구들 힘들어 하는 걸 보면 판단이 서겠죠. 남의 회사가 아니라 그래도 자기 공구상에서 일하는 건 열심히 하는 만큼 성취가 있거든요.” 

 

힘든 시기엔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정답

 
아버지의 공구상에서 아버지를 본받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김대성 과장은 자신 같은 전국의 2세 공구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힘든 시기 열심히 일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대답했다.
“저희 대하공구도 그렇고 아마 전국의 모든 공구상들이 요즘 많이 힘들잖아요. 힘들 때인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만두는 것 말고는 열심히 하는 선택지밖에는 없잖아요. 열심히 해서 꼭 버텨내자는 말을 하고 싶어요.”
힘든 불황의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재빨리 변화해 가는 사회를 쫓아가기 위해 대하공구는 곧 진행될 매장 운영 시스템 교체 외에도 다양한 변화를 계획 중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바로 매장 확장이다.
“아버지께서는 매장을 2층까지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계세요. 지금 2층에서는 저희가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골프연습장을 3층으로 올리고 그 자리에 공구 매장을 확장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인테리어도 새로 해서 고객들을 불러모을 계획이에요.”
젊은 공구인 김대성 과장과 함께 젊은 공구상으로 변신할 대하공구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_ 이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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