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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크레텍은 왜 혁신사례를 발표하나?

 

크레텍은 왜 혁신사례를 발표하나?

 

 

올해로 100회째… 크레텍 이끄는 힘


우리회사는 매월 한 차례씩 혁신사례를 발표한다. 회사 내에서 일어난 일, 연구와 개발 등에서 나온 새로운 성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보통 월 30개 정도 나오며 그걸 추려서 최종 12개를 발표한다. 혼자만 하는 게 아니고 회사 내 관련자들이 취합하고 분석해 발표한다. 잘한 것만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되고 실패한 것도 ‘혁신’에 들어간다. 2015년 7월에 시작했고 이러한 혁신사례가 지난 1월로 100회가 넘었으니 지금까지 1,000건의 혁신이 쌓인 셈이다. 그 중 반만 성공해도 500개의 성공이다. 그 500개의 성공이 지금의 크레텍을 움직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MRO 위기 때 시작


이 혁신사례 발표를 시작한 계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기업의 MRO 진출로 우리업계 유통질서가 흔들렸다. 코오롱 KeP와 LG서브원에서 공구분야에 진출했고, 나중에는 가격까지 내렸다. 전동공구 메이커도 최저가격으로 팔기 시작했다. 내려간 가격을 따라가려니 밑지고, 제 값을 받자니 고객이 도망가는 형세가 됐다. 외부적으로는 한국산업용재협회 유통질서 위원장을 맡았고, 회사 내부로는 경영책임자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난감했다. 우리회사까지 가격을 내리면 업계가 엉망이 될 것이기에 사면초가라 느껴졌다.

 

문제 세분화해 할 수 있는 것부터


문제를 큰 덩어리째 안고 걱정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문제가 생기면 하나하나 적고 세분화해서 들어가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중장기적으로 할 것 등으로 나눈다. 모든 문제는 크게 뭉치면 해법이 보이지 않지만 세밀하게 풀어헤치면 작게라도 우선적으로 할 것들이 보인다. 혁신이라고 무슨 큰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이런 분석을 약 2년간 했고, 사진에 적힌 목록들이 당시 실행해서 성공을 거둔 것들이다. 우리회사 플래카드 속 문구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분도 계실 것이고 또 회사입장에서는 비밀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시엔 과감히 적어 공개하고 다 함께 실행해갔다. 그래야 강력한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뛰어난 팀은 서로 감추지 않는다. 치부를 드러내길 꺼리지 않는다.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인정한다” 
- 리더십 전문가 패트릭 레시오니 -

 

 

비밀까지 공개하며 강력하게 혁신


몇 년 지나 2018년에 또다시 어려움이 왔다. 다시 한 번 깊게 연구하고 이번엔 금액까지 적어보았다. 금액이란 단순히 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가지는 가치를 뜻한다. 이로써 직원들에게 그 중요도를 직접적으로 전달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모두 실제 있었던 일이고 지금도 크레텍에 당시의 플래카드를 그대로 두어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혁신이란 어디서 출발하고 어떻게 배워오는 것일까? 다음과 같다.  

 

성공을 만드는 혁신의 방법


1. 벤치마킹  가장 쉬운 방법은 남들이 잘하는 것을 배우는 ‘벤치마킹’이다. 공구라면 독일의 제품과 관리방식이 좋다. 유럽의 것이 미국으로 넘어갔고, 다시 일본으로 갔다. 이를 한국, 대만, 중국이 배우고 있다. 크레텍도 대부분 독일, 일본, 미국으로부터 배운 관리기법이고 유통기술이다. 맨땅에 헤딩하기보다 반 계단 올라가 출발하는 법, 그게 바로 벤치마킹이다. 여러분도 크레텍의 것을 맘껏 배워도 좋다.


2. 기준을 세우고 방침을 정해 공유한다.  2024년 크레텍 경영방침은 ‘단순화, 표준화’이다. 방대한 공구업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업무가 너무 복잡해지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모든 일을 한눈에 잘 보이도록 단순하게 정리하니 일도 잘 풀렸다. 


3. 더 잘하는 사람을 찾자.   2020년 1월에 모 식당 주인이 ‘우리 아들이 삼정회계법인에 10년째 다닌다’ 했다. 그를 우리회사 재경팀에 소개했더니, 단번에 과부하된 세금을 찾아주었다. 우리보다 잘하는 그를 통해 전문적 세무관리를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직원을 둘 때도 마찬가지다. 나보다 능력있고 많이 배운 사람을 모셔온다. 나보다 더 잘하는 전문가가 있어야 회사가 발전한다. 


4. 제안제도 활용  크레텍은 지금도 직원들이 제안을 많이 낸다. 10개 중 1~2개 쓸만한 것이 나오는데 그럼 이걸 꼭 실행으로 옮긴다. 이 제안제도를 실시한 지는 30년이 넘었다. ‘유효슛’이란 것도 찾는데 먼 산 훑기식 듣기 좋은 소리보다 실제 열매를 딸 수 있는 성과를 말한다. 


5. TOOL지 읽고 ‘공구보감’도!  TOOL지에는 다양한 공구업계 이야기가 실린다. 제 얘기 같아 망설여지지만 최영수 칼럼은 그냥 머릿속의 글이 아니고, 살아온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 겪었던 이야기, 직접 경험한 사례를 말씀드리는 것이니 공구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요긴하지 않을까 한다. 매번 많은 독자들께서 도움 받았다 하셔서 갈수록 숨김없이 내 모든 보따리를 푼다. 또 2년마다 나오는 공구보감도 더 잘 만들 것이다. 2025년에 나오는 19판은 더 쉽고  간편하게 한입에 공구지식을 삼키실 수 있도록 만들겠다. 

 

 

위 방법들을 요약하면, 잘하는 데서 배워와 적용하고, 문제를 세분화해 적어서 공유하면 어떤 위기가 와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곤란을 느끼지 않으면 지혜를 내지 않는다 했다. 어렵고 힘들 때 대책도 만들고 혁신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혁신은 신상품이나 새 거래선으로도 이어진다. 2024년, 혁신의 한해가 되시길 바란다. 하나하나 문제를 적어 해결을 시도해보시면 올 한해 크게 거두실 것이다.

 

 _ 최영수 크레텍 대표이사, 발행인, 명예 경영학·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