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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공구만큼 정직한 업종 없어 배우고 신뢰 지켜야

 

공구만큼 정직한 업종 없어 배우고 신뢰 지켜야

 

공구유통업에서 수 십 년 일해 보니 공구업은 아주 정직한 업계다. 노력해야 하고, 기술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배워야 하고, 돈은 잃어도 신용은 잃지 않아야 한다. 그중에서 가장 첫 번째가 바로 노력이다.

 

 

쉽게 이루어지는 결과 없더라


결과만 보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고 잘 사는 것 같은 집안도 저마다 우여곡절 사연이 있다. 노력한다고 모두가 잘 사는 것 아니다. 그러나 노력한 사람 중에서만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나온다. 게으른 사람, 노력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분명하다. 먼 미래의 결과는 운명에 맡기고 어쨌건 노력하는 자세.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 아무런 노력하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을 해보고 이겨내는 사람이 나중에 찾아오는 인생의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다. 40여년 공구유통업계에서 일해 본 나의 경험에 따른 생각은 그러하다.

 

직원은 소중하다 회사의 모든 것


1985년, 나는 서울 청계천에 위치한 어느 공구상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모시던 사장님 댁에서 숙식을 제공받던 입장이라 눈치껏 주말에도 사장님 따라 가게에 출근하는 생활을 해야 했다. 소위 말해 눈칫밥 먹어본 것. 그때 모시던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이것저것 힘든 일도 많았다. 직원으로 일해 본 사람은 직원의 마음을 한다. 그때의 일을 겪어서 일까. 나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 마음이 다치지 않게 말고 행동을 조심한다. 직원은 소중한 존재다. 특히 10년 넘게 오래 일해 주는 직원은 보물과 같다. 직원으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장으로서 나는 지금도 직원에게 최선을 다해주고 싶다.

 

견디기 힘든 일, 전화위복 되는 경우


공구상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했을 때 본의 아니게 회사를 나와야 했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잘 다니던 직장 나오고 싶어서 나오는 경우가 어디 있겠는가.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었던 30대 초반의 나는 그렇게 직원을 벗어나 사장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인생에 있어 변화는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 같다. 고민했고 번민했었다. 그러나 그 변화에 적응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 그것만이 정답이더라. 한탄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나의 미래와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 모르면 물어보고, 찾아보고 하면 된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자. 나의 경우 직원생활보다 내 사업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기술 변화 감지하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1990년대 초반, 휴대폰은 고가의 물건이었다. 지금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별 기능이 없고 무겁고 투박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남들이 삐삐를 들고 다닐 때 나는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폰을 구매해 사용했다. 당시 월급 몇 배를 투자해 구매했던 휴대폰은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영업활동에 큰 도움을 주었고 인맥을 관리하는 것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공구인들은 기술의 변화를 알고 그에 맞춰 투자하고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자. 자신의 사업 활동에 필요한 기술이나 제품은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맞다. 기술 변화에 따른 시대 변화에 뒤쳐진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틈새시장, 나만의 제품, 판매처 발굴


내가 창업한 태화공구는 고속절단기를 비롯해 절단석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유통하고 있다.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해 도입하는 것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공구유통업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사업체를 가게에서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면 도전을 해야 한다. 특히 자신만의 제품을 제작해 유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산업현장에 필요한 제품을 발굴하고 제품을 개선해 유통하면서 또 자신이 유통하는 제품 판매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가 온다. 그러나 신용 지켜라


언제나 평탄한 인생은 없다. 어쩔 수 없는 국가 경제의 휘청거림 속에서 작은 기업에게는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관광업의 경우 코로나가 큰 위기였고, IMF는 수입 판매업체가 위기였다. 내가 운영하는 태화공구는 2008년이 위기였다. 건설사에 납품했던 20억원 대금을 받을 수 없어 찾아온 위기였다. 그러나 그 위기 속에서 나는 신용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극복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 거래처에서도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위기는 어느 순간 온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신용, 사업체의 신용을 지켜야 한다. 문제가 발생 했을 때 해결 하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다.

 


사회에 기쁨 주고 현명하게 살아가자


사업을 오래해보고 공구 유통업을 오래 해보니 과도한 욕심 부리는 것은 금물이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서 욕심을 부리면 결국 그 원망이 내게 돌아온다. 반대로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도우면 사회에도 기쁨을 주고 나에게도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 운전을 하다가 누가 갑자기 내게 욕을 하더라도 나는 싸우지 않고 그저 방긋 웃고 지나간다. 누가 나를 욕했다고 싸우다보면 경찰서에 갈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남는 것이 없다. 그저 시간 낭비 돈 낭비가 될 뿐이다. 살아가면서 찾아오는 무례함은 빨리 잊고 남을 도우며 찾아오는 보람과 기쁨만 기억하자. 현명한 공구인이라면 내가 말하는 처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거라 생각한다.

 

모든 자수성가 공구인을 응원하며


1985년 어느 봄날, 나는 고향인 경북 김천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야간 버스에 몸을 실었었다. 어두운 밤길을 달리는 버스 안 내 주머니에는 대략 한 달 치 식비가 가진 돈의 전부였다. 비록 가진 것 없었으나 젊은 날의 나는 인내하고 노력하는 인생을 살겠다. 바르고 정직하게 일해 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는 각오는 가지고 있었다. 지금 현재 61살을 넘긴 나는 30대 아들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그런 마음 속 각오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를 위해서 나의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함께 일하는 가족 같은 직원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변함없이 땀 흘리며 일하고 있다. 모든 공구인들의 마음과 살아온 사연은 나와 비슷할 것이다. 우리 공구인이 지켜온 노력하는 인생, 바르게 살아가는 인생, 그 인생을 지켜나가길 응원한다.

 

_ 최이구 ㈜태화공구 대표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