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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세이브

 

사출성형기 11대 보유 안전보호구는 역시 쎄다 

 

㈜성안세이브

 

 

 

 

㈜성안세이브는 1968년 창립돼 55년간 대한민국 산업안전보호구 시장을 이끌고 있다. 주력상품인 안전모와 추락방지제품은 건설현장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현장에 널리 쓰인다. 

 

 

안전보건전시회의 명물 ‘쎄다격투기시연회’ 


지난 7월초 열린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끈 퍼포먼스가 있었다. 바로 UFC에서 활약 중인 강경호, 박준용, 정다운 선수가 다양한 종합격투기 기술을 선보인 것. 성안세이브가 개최한 ‘쎄다격투기시연회’는 2006년 전시회에서부터 진행돼왔다. 코로나로 2020년, 2021년 2년간 열리지 못했다가 지난해 부활해 전시회 명물로 자리잡은 것. 특히 박준용 선수는 최근 JTBC ‘뭉쳐야찬다’ 시즌2에 출연하며, UFC 4연승까지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사출성형기에서 나온 안전모 모체를 다듬고 있다.
 

2000년 ‘The SSEDA(쎄다)’ 브랜드 론칭 


이제 격투기후원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쎄다. 김상우 대표는 어떻게 격투기 후원을 시작한 걸까.

 

“2000년 쎄다 브랜드를 론칭하며 홍보할 방법을 찾던 중 종합격투기 경기를 보다가 ‘바로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쎄다와 격투기 선수들의 강한 이미지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졌죠. 2005년부터 국내 최고 격투팀인 코리안탑팀과 부산팀매드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 지금까지 후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UFC에서 맹활약하며 SSEDA브랜드를 빛내주고 있죠. 이번 시연회도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으로 관람객들의 환호가 이어졌지요.” 

 

올해 전시회 시연회 후 선수들과 함께 찍은 기념컷

 

어떠한 산업현장에서도 쎄다가 통해


쎄다는 김 대표가 ‘위험한 산업현장에 대한 성안세이브의 안전보호구’란 의미를 담아 직접 네이밍했다. ‘강하고 세다’란 이미지를 전달하는 한편, 해외시장을 고려했을 때 누가봐도 ‘쎄다’로 읽을 수 있는 영어단어를 선택했다. 특히 모든 작업자의 신체와 인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과 안전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담았다. 이는 품질만큼은 한치의 물러섬도 있을 수 없다는 김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품질이야말로 기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죠. 회사 곳곳에 ‘제품불량=살인행위’란 문구를 붙여놓고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을 전 직원들에게 인식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KCS인증 제품입니다.”


제품불량 제로화를 위해 원자재 입고부터 금형, 사출, 재봉, 조립, 부품작동 검수는 물론 시험테스트와 제품 육안검사까지 까다롭게 진행한다. 외주물품이 들어와도 바로 랜덤시험을 통해 부적합이 나오면 전량 폐기한다. 

 

제품불량 제로화를 위해 끝까지 검수를 철저히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안전모


성안세이브는 1982년 안전모 충격흡수시험기를 도입했다. 1983년엔 국내 최초로 안전모 KS표시허가를 획득했다. 1993년 안전대 KS시험설비를 도입하고 1994년에 주상안전대 KS표시허가를 획득했다. 유럽CE인증 및 미국 ANSI인증(안전모)까지 보유하고 있다. 

 

“선친과 여러 연구진들의 노력으로 안전모 규격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죠. 그게 우리나라 안전모 표준화의 시작이 됐죠. 안전모의 경우 위로 50도부터 영하 12도까지 전처리를 한 후 충격흡수시험기에서 뇌관통실험을 합니다. 제품은 상온에서 나가지만 아주 더운 곳이나 추운 곳에서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거예요. 안전대 부품도 양쪽으로 당겨 얼마나 견디는지, 충격흡수장치의 강도도 직접 체크합니다. 강도기준이 1500이라고 하면 저희는 1800으로 성능을 향상시켜 시장에 내놓습니다. 그렇게 해야 보관이나 물류로 인해 향후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방지할 수 있어요.”

 

안전성확보를 위해 스티치 재봉값이 기준에 맞춰 설정돼있다.

 

주요 제품은 안전모와 안전대


김상우 대표는 경영 2세다. 2000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성안세이브를 책임지고 있다. 창업시절 그 자리 그대로 공장규모만 확대하며 지금까지 경영해왔다. 직원은 55명에 달한다. 안전용품 유통사인 태영안전은 두 형님이 이끌고 있다. 

 

각종 실험설비 갖춘 연구실


“원래 영어전공하다가 군제대후 업계를 더 알고 싶어 산업안전보건학으로 편입했어요. 대학시절엔 야근수당 받아가며 조립, 트럭운전 등 생산전반에 참여했지요. 1998년 정식 입사해 지금까지 25년간 안전모, 안전대만 생각하며 살고 있네요.”


성안의 주요 생산품목은 산업용 안전모, 경작업모, 안전그네, 안전벨트, 죔줄, 추락방지대, 안전블록 및 방음보호구다. 모두 산업현장에서 작업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들이다. 

 

 

안전모 모체만 20가지, 기능 업그레이드중


“성안이 갖고 있는 안전모 모델과 디자인은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을 거예요. 안전모 모체만 해도 20개나 됩니다. 거기서 파생되는 기능이 각 제품으로 나오면 수천가지가 될 수 있어요. 모델이 많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크다는 게 큰 장점이죠. 보통 작업현장에서는 대략 몇 가지 제품에 한정시켜 사용하지만, 안전모 하나에도 갖가지 기능이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게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각 현장과 조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시면 좋겠어요.”

 

실용성, 기능성 확보한 제품 모델 다양화


성안은 사출성형기를 11대나 보유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덕분에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해도 10건이 넘는다. 


“대부분의 안전모 안에 충격흡수를 위해 부착돼있는 스티로폼은 여름엔 덥고, 또 움직일 때 소리가 나요. 단점 보완을 위해 일체형 충격흡수내피를 개발했죠. 여름엔 체감온도차가 3~4도 이상 납니다. 모체가 닿는 면적을 줄이고 통풍이 잘 되도록 만들었어요.” 


최근 안전보호구 시장은 실용적이고 현장에 맞는 제품 및 디자인이 요구되는 추세다. 성안의 인기품목 역시 보안경이 부착되어있고, 투명차양으로 상부시야까지 확보 가능한 SSEDA7모델이다. 

 

“기존에는 단순히 착용이 편리하고 심플한 디자인 제품이 주로 시장을 형성했다면 이제 달라져야해요. 여성용 안전모의 경우 두상을 작게 만들거나 머리 묶을 때 편리하도록 홈을 만들어주는 거죠.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기능의 차이로 나타나는 겁니다. 고소작업 또는 단층작업이 다르듯 현장별, 기능별 안전모도 분명 구분돼야 합니다.”

 

해외시장에서 짝퉁 쎄다도 인기


성안은 국내 약 300곳 가량 거래처를 두고 있다. 수출비중은 약 20% 정도로 동남아시장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도 진출해 있다.

 

“한류 덕분인지 우리 제품이 베트남시장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어요. 짝퉁 쎄다가 나올 정도니까요. 당장 손실보다 품질 차이로 인한 제품 이미지에 손상이 갈까 걱정이죠. 지금 소송 중이고, 각 나라에 상표출원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사이버전사 투구를 형상화한 SSEDA4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급사양인 더퍼스트 안전그네 및 벨트사양도 마찬가지다. 

 

최종 완제품 조립단계, 많은 직원들이 빠른 손으로 작업하고 있다.
 

안전보호구에 대한 사명감으로 버텨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보호구 생산에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버텨왔다는 김 대표. 

 

“대한민국 2세 경영자들은 다 알 거예요. ‘잘해봤자 본전이다’란 말을요. 1세대에서 일궈낸 걸 유지만 잘해도 잘하는 건데, 어떻게 유지를 해나갈지가 큰 숙제입니다. 장사나 이윤을 생각한다면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아요.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수단이기에 잘 만들어내야 한다는 책임감과 중압감, 거기에 가치가 있고 숭고하다 여겨온 사명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못 왔을 겁니다.”


위기가 왔을 때 단순히 이겨낸다기보다 ‘다시 시작해야지’라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묵묵히 달려왔다.  


“특히 선친이 늘 강조하신 ‘십원을 아끼는 자가 십억을 가질 자격이 있다’라는 근검절약의 정신을 경영과 인생의 교훈으로 삼고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으로 제 마음에 새기고 있죠.”

 

예능계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김동현 선수와는 오랜 인연만큼 막역한 사이다.

 

정당하게 승부하는 종합격투기와 닮아


김 대표는 언젠가 세상을 뒤집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꿨듯이 안전보호구업계를 뒤집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제 꿈이자 포부입니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겠죠. 저는 종합격투기에 매료된 이유가 신사의 스포츠라는 데 있어요. 격투기 선수들이 옥타곤 안에서 일부러 반칙을 하는 경우는 없어요. 엄격한 경기규칙 아래 맨몸으로 우열을 가리는 경기지만 끝나고 나면 그렇게 상대를 존중하고 위로하며 축하합니다. 멋진 스포츠예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보며 자기반성도 하고 감동을 받아요. 격투기와 쎄다가 함께 성장해온 만큼 안전보호구 시장도 서로 반칙하지 않고 완벽한 제품으로 승부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