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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유능하게 만들어라 - 치킨게임 승리법칙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비상식적인 출혈경쟁을 펼칠 때가 있다. 보통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출혈경쟁을 하는데 이러한 것을 ‘치킨게임’이라고 한다. ‘치킨게임’이 발생하는 가격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가격 이외 다른 장점을 지니는 차별화와 함께 직원을 유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차별화는 경쟁사보다 한 차원 수준 높은 기술과 품질로 가격 경쟁을 뛰어넘는 것이다. 치열한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글로벌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반도체 제작 원가 절감 노력에 더해 미세공정 기술을 강화하며 기술 경쟁력을 축적하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는 지금도 반도체 성능을 높이고, 완제품을 차별화하는 등 후발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중국 업체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세계 가전산업은 치열한 가격 경쟁에 내몰리게 되었는데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시장에 집중했다. 결국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가전산업계의 최고 리딩 기업으로 존재하고 있다.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한 방법은 대표적으로 3가지 방향이 있다. 우선 고객의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하는 비가격적 방식이 있다. 소매업체들의 리워드 프로그램이나, 항공업체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로열티 프로그램를 활용하는 고객들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해당 프로그램의 혜택을 고려해 제품·서비스를 구매한다.
두 번째는 `가격 매칭` 방식이다. 소비자가 경쟁사에서 더 낮은 가격을 찾을 경우 같은 가격을 보장한다는 정책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자사의 상품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신호를 준다. 더 중요한 효과는 경쟁자의 가격 할인 동기를 줄이는 것이다. 경쟁자가 가격을 낮추더라도 자사의 가격 매칭 정책이 존재한다면 경쟁자는 결국 가격정책을 포기하게 된다.
세 번째는 `랜덤 가격` 정책이다. 경쟁사가 예측하기 어렵게 특정 시기, 특정 제품, 특정 채널 등에 한해 할인하는 것이다. 가령 이번 주말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 한해서만 추가 세일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 소비자는 업체별 단순 가격 비교가 어렵고, 경쟁사 역시 가격 정책을 정하기 어렵다.
가격경쟁 같은 치킨게임이 벌어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론 즐겁다. 하지만 치킨게임을 벌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큰 적자에 비명을 지르게 된다. 현재 국내 음식 배달사업은 ‘배달의 민족’이 시장의 80퍼센트를 장악하고 있다. 이런 ‘배달의 민족’을 이기기 위해서 쿠팡은 ‘쿠팡이츠’ 서비스를 시작해 순식간에 업계 3위로 도약했다. 쿠팡이츠는 배달의 민족과 달리 무조건 한 번에 한 곳에만 배달을 한다. 그래서 음식이 식지 않고 주문자에게 배달이 된다. 이럴 경우 라이더에 대한 비용이 증가하는데 그 비용은 쿠팡에서 부담하고 있다. 동시에 쿠팡은 배달과 달리 매장에서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 결국 쿠팡이츠는 적자를 보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덕분에 배달 사업에서 국내 3위로 순식간에 성장 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국민기업으로 부상한 쿠팡은 한국 출생의 미국인이 운영하는 미국기업이다. 최대 투자자 및 주주도 일본인인 손정의 회장이다. 이런 쿠팡이 한국에서 치킨게임을 하는 이유는 한국 유통물류 시장의 ‘독점적 플랫폼 구축’이 목표여서다. 쿠팡은 이미 물류 플랫폼, 터미널, 유통의 허브로 비즈니스 권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까지 적자를 보고 있는 쿠팡이지만 사람들은 쿠팡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뉴욕 증시에 데뷔해 쿠팡 시가 총액이 100조를 돌파하기도 했다. 적자를 보는 기업이 큰 투자를 받고 증시에 상장되는 것은 전통적 경영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쿠팡은 현재 미래가치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4위 혹은 5위 규모의 온라인 유통시장을 가지고 있다. 쿠팡은 이런 온라인 유통시장을 평정하고 있기에 적자를 보면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제는 기업경영에 새로운 가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심코 지탱해온 기존의 잣대에 이유 있는 반항을 해봐야 한다. 동시에 위기의식도 가져야 한다. 만약 쿠팡과 같은 기업이 공구업계에 나타난다면 평범한 공구인들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우선 가격 경쟁과 같은 치킨 게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보통의 평범한 공구상들은 큰 자본이 있는 것이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구에 대해 잘 아는 직원이 있다. 그래서 자기 가게의 직원 능력을 높이는 것이 가게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함께하는 직원을 무능하게 만든다. 직원을 무능하게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연히 직원의 작은 실수를 포착한 사장이 직원의 능력을 의심하고 잘못된 언행을 한다. 함께 일하는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 의욕은 당연히 점점 감퇴한다. 사장은 직원을 더욱 감독하고 세부적인 보고를 요청하는데 직원은 자존심이 더욱 상하고 업무 의욕이 사라진다. 업무 의욕이 사라진 직원은 업무 성과가 나지 않고 사장에게 반항을 한다. 결과적으로 그 공구상 직원은 예의 없고 무능한 직원으로 바뀌게 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필패 신드롬’과 ‘확증적 편향’이라는 전문 용어가 있다. ‘필패 신드롬’은 한번 낙인찍힌 부하는 낮은 기대치에 맞는 성과를 내게끔 유도되는 것을 의미하며 ‘확증적 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다른 정보는 무시하는 것을 말 한다. 그리고 ‘자기 충족 예언’이라는 현상도 있다. 자기가 예언하고 바라는 것이 실제 현실에서 충족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반면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 방향으로 만든다면 오히려 직원은 유능하게 변할 수도 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장님이 직원의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믿어주자. 공구장사를 하다 보면 방문한 손님과 가게직원 사이에 분란이 일어 날 수 있다. 그럴 때 앞에서는 손님편을 들어도 뒤에서는 직원의 마음을 헤아리고 달래주어야 한다.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 의욕을 위해서다. 직원 생각에 사장이 나를 믿어주는 것 같으니 업무 의욕은 점점 상승한다. 사장님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고맙다는 표현도 해보자. 직원을 더 인정해 주고 그러면서 부탁 같은 코칭을 해준다면 직원은 점점 의욕이 상승 할 것이다. 나날이 업무 성과가 좋아지고 가게의 분위기도 좋아지게 된다. 마침내 직원이 함께 일하는 사장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내고 그 직원은 유능한 직원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여러 직원이 능력을 뽐내면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은 더욱 편하고 즐겁게 방문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가격 경쟁과 같은 치킨게임을 벗어나는 길이 된다.
2021년도 1분기를 지나서 2분기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해에 결심했던 계획도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다. 뇌 과학자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가 고도로 집중할 수 있는 한계는 최대 90일이라고 한다. 우리 뇌는 본능적으로 작은 귀찮음을 싫어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익숙한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려는 경향도 있다. 새로운 목표가 생활 속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월요일 결심을 해보라고 한다.
심리적으로 1월 1일이 특별하지만 매달 1일, 매주 월요일도 특별한 시작하는 날이다. 이를 활용해 매주 월요일 주간 계획을 세워보자. 월요일 하루만 바꿔도 우리 삶은 달라질 수 있다. 1월 1일은 1년에 하루 뿐이지만 월요일은 1년에 52번이 온다. 매주 월요일을 1월 1일처럼 결심하면서 큰 목표를 위한 작은 실천을 기록하고 행동한다면 그것이 쌓여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이 글을 읽는 공구상 사장님들이 직원을 변화시키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치열한 공구업계 치킨경쟁을 슬기롭게 극복하길 기도한다.
글 _ 이대호 원소프트다임 대표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