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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사장이란, 세상 변화 공부해 먼저 준비하는 사람

 

사장이란, 세상 변화 공부해 먼저 준비하는 사람

 

‘Korea One Team’… 미중 의존도 낮춰야 한다


지난 7월 12일부터 4일간 제주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여름포럼이 있었다. 1974년에 시작해 올해로 46회째를 맞이하는 국내최대 포럼으로 기업인 55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미중무역갈등, 금리인상 등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이 주제로 다뤄졌다.
먼저 첫 연사로 나온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은 ‘2030부산엑스포’라고 적힌 목발을 짚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흥부가 제비다리를 고쳐주며 복을 받은 것처럼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대하자고 유머러스하게 서두를 열었다. 현재 세계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는 상황이 되고 있기에, 이를 기회로 삼아 편중도를 줄여 경제안보를 높이자 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온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강연했다. “반도체 경기가 좋아진다지만 장담할 수 없다.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문제가 겹쳐 경제여력이 소진되어가지만 원전을 주력기전으로 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할 것이다. 러우전쟁과 금융불안 중국경제 등의 상황에 대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봐야한다”고 했다.
특히 추 총리는 ‘Korea One Team’ 건배사로 한국의 단결을 강조했다. 배정된 시간을 넘어서며 그래프와 데이터를 제시했으며,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다 이해할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강연 후에는 테이블마다 돌면서 사진을 찍는 등 감탄할 정도로 친화적인 행보도 보였다.

 

 

농지개혁 했듯 이민정책 개혁 있을 것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의 강의는 인류의 발달역사를 한눈에 꿰뚫어볼 수 있도록 했다. 1450년 인쇄술의 발명이 르네상스를 추동했고, 1821년 모터의 발명이 2차 산업혁명의 동력이 됐다. 1937년 튜링(영국의 수학자)이 컴퓨터를 발명한 것이 3차 산업혁명의 단초가 됐으며, 1969년 미국방성 알파넷은 인터넷의 초기형태가 돼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인류는 끊임없이 발전해와 지금은 AI(인공지능)시대에 다다랐다. 미래를 지배할 무기로 AI라는 도구가 등장했는데, 역사적으로 고찰해보면 인간은 언제나 그 도구를 통제할 기술을 가져왔다고 했다. AI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삶도 지배할 것이라 봤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한동훈 법무장관의 강의가 있었다. “국회에 서면 야유가 들리는데 이렇듯 반겨주시니 기분이 좋다”는 한 장관은 인구절벽문제 해소가 시급하다고 했다. “1950년 전국민의 77%가 농민이었던 나라에서 농지개혁을 통해 국민 다수가 자영농이 됐고 이는 우리나라 산업고도화의 첫걸음이 됐다”며 “이제 다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이민정책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정부에서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파격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기에 기업인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강의를 들으며 나는 IT혁명을 넘어 AI시대가 도래함을, 또한 이민자 개방정책에 직면함을 실감해야 했다. 기업일선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빨리 궁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멀티CEO보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회사 만들어라 


모두가 명강의였지만 그중에서 나는 최태원 회장의 말이 가슴에 남았다.


“내가 못하는 것은 같이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끌고 와야 한다. CEO가 다 잘할 수 없다. 내가 빠져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하고 이 과정에서 AI라는 새로운미래 도구를 사용하라. 이런 포럼과 만남을 통해 비전을 세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무릇 사장이란 세상의 변화를 보고 먼저 준비하는 사람이다. 사업체가 크든 작든 마찬가지다. 사장은 항상 산위에서 보듯 세상의 흐름과 변화를 살피고 회사가 갈 방향을 짚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6월 17일에는 한국산업용재협회 제17회 워크숍이 있었다. 이전의 워크숍에 비해 강의의 질도 좋았고 참석자들의 태도도 열의를 띠었다. 사장과 직원이 어떻게 비전을 수립하고 공유할지를 알려주는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강의와 카이스트 이경상 교수의 챗GPT 강의는 정말 유용했다. 특히 박민수 원장의 100세 건강법 강의도 사장의 자기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줬다. 이날 우리 공구협회분들 모두는 ‘이제까지 워크숍 중 가장 수준이 높고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배우는 자리 있으면 무조건 나가서 만나자


다보스포럼이라고 있다. 매년초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으로 전세계 저명한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등이 모여 휴양도 하고 인류에 당면한 과제들을 논의한다. 독일태생의 클라우스 슈밥이 1971년 창립한 것으로 지금까지 지구와 사회적 문제에 가장 적합한 해법을 제시하는 민간모임이다.
이번 대한상의 제주포럼 역시 ‘한국의 다보스포럼’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지난 6월 산업용재협회 워크숍 역시 ‘공구업계의 다보스포럼’이다. 이런 배움과 만남의 자리가 생긴다면 만사를 제쳐두고 가야 한다. 최신의, 최고의 배움을 가져야 미래를 볼 수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필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지식이 높으면 높은 산에서 아랫마을을 보는 것과 같다. 지식이 없으면 어두운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 - 모택동

 

너무 자신의 사업장 안에만 갇혀있으면 미래의 길을 볼 수 없다. 배우고 만나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기회가 생긴다면 무조건 참석해서 배우며 내 사업의 미래를 고민해보시길 바란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만나야 어려운 일도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아무리 막막한 일이 생겨도 분명 길이 있다. 이 길을 나보다 더 나은 사람, 나보다 더 큰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가르쳐줄 것이다. 직접적 가르침보다는 그들의 지식을 통해 내가 뭘 할지를 알게 되는 것이 더 큰 열매이다.
배움과 지식을 남의 산의 것인냥 두지 말고, 듣는 자리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적어보기 바란다. 이를 위해 우리업계 자체적으로도 더 좋은 강연과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큰 물에서 헤엄치는 법을 가르쳐주는 우리 공구업이 되어야 한다. 특히 지금의 젊은 공구인들은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사업장, 혹은 내 품목에 갇히기보다 크게 보고 많이 배워서 큰 꿈을 품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다들 아시는 유명한 말이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세상은 크고 뻗어갈 공구업은 무궁무진하다. 

 

·최영수 _ 크레텍 대표이사, 발행인,  명예 경영학·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