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발행인 칼럼
아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산업공구 종합전시장’을 열며 -
퇴근 후 나는 집근처 경북고등학교에서 자주 운동을 한다. 입구에 교훈이 새겨져있는데 ‘아는 사람(知) 생각하는 사람(思) 행하는 사람(行)’이다. 아무리 지식이 좋아도 자기 생각이 들어가야 하고,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더라도 실제로 행해야 비로소 세상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코로나 이후 3년간 우리회사를 포함한 사회전반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더 이상 내려가서는 안 될 것 같아서 하나라도 행해야겠다는 생각이 학교의 이 교훈을 보며 들었다. 가장 먼저 ‘산업공구 종합전시장’ 개관을 가시화하기로 했다.
공구상을 운영하면서 별도의 전시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3년이었다. 당시에는 ‘전시장’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였는데 건물을 지으면서 점포 내 전시장을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잘 꾸몄다고 흥미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으니 10년 정도 유지하다 멈춰버렸다.
5년 전 세신을 인수하면서 다시 ‘산업공구 종합전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잘 된 전시장을 볼 기회가 많았다. 특히 독일 쾰른전시회, 중국 광저우전시회, 일본 DIY 전시회를 통해 잘 된 곳을 많이 보았다. 근간에 방문한 기업과 공장에서는 더 화려하고 크게 규모를 키운 경향이 파악됐다. 나아가 그 자리에서 바로 상품상담까지 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의 후지와라사의 전시장은 감동적이었다.

2026년 1월에 연 ‘산업공구 종합전시장’. 많이들 오셔서 공구업의 비전을 확인하시면 좋겠다.
우리가 가진 지식과 그간 본 것을 반영해 전시장 개관을 행동으로 옮겼다. 기간도 짧고 계획했던 예산도 많지 않아 힘이 들었다. 풍성하게 보여주되 산업공구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도록 하는 상설전시장이 이토록 힘들다는 것을 실감했다. 마침 물류센터가 경산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넓게 만들 수 있었다. 드디어 2026년 1월 온힘을 다해 공구전시장을 다시 열었다.
과거 세신에서 사용하던 공구 기계들을 별도 앞마당에 전시했다. 이외에도 당장 생산이 가능한 기계들까지 모아 실제 생산현장과 같은 모습으로 전시했고, 측정, 공작기구와 도면 등도 같이 배치했다. 새로 개발된 품목에 맞춰 전시품목도 대거 늘렸다. 현장에서 인기있고 경쟁력 있는 제품들까지 힘껏 펼쳐놓았다. 드디어 작품이 도열했다. ‘작품’이라 하니 무슨 미술작품인 줄 아는 분들이 있었는데, 공구가 우리에겐 ‘작품’이다. 공구업하는 우리에겐 공구제품들이 여느 예술품보다 더 귀하지 않을까 싶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경영자들의 스승이라는 구라모토 조지(倉本 長治, 1899~1982)는 상인정신을 예술차원으로 승격시킨 인물이다. 그가 말하는 ‘장사 10계명’ 중 이런 말들이 있다.
- 손익보다 선악을 먼저 생각하라.
- 창의성을 존중하며 좋은 것을 모방하라
- 매일 손님에게 유리한 장사를 하라.
- 문화를 위해 합리적으로 경영하라.
- 올바르게 사는 상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져라.
공구장사를 하되 사회 문화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이 ‘산업공구 종합전시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창의적이고 선한 공간을 마련하여 고객들을 초대하고 싶다.
전시장을 연 2026년 1월 21일 첫날에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에서 제일 먼저 오셨다. 실무에서 공구를 직접 다루는 분들이어서 반응이 참 좋았다. 1월 23일에는 이웃에 있는 검전사 금교춘 사장님이 오셔서 “우리 손님 여기 와서 상담하여 물건 보여드리고 하면 좋겠다”하셨다. 얼마든지 이용하시라 했다. 방문자를 고려해 구경하면서 카페처럼 차도 마실 수 있도록 했으니 편하고 따뜻하게 이용하셨으면 한다.
아는 것이 많더라도 그 아는 지식에 자기의 생각을 더해야 한다. 또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다. 그러나 몇 번 거듭하다보면 비로소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번에 산업공구 종합전시장이 그랬다.
“ 모든 일은 참되고 실속 있도록 애써 실행하라. ”
- 안창호
새해부터 전시장을 열게 돼 여느 해보다 힘차게 출발한다. 마음속에 품은 그 무엇이 있으시다면 행동으로 옮겨 눈으로, 몸으로, 기필코 세우는 올해가 되시길 바란다. 그 행함이 우리 업계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되면 더 좋을 것이다.

글 _ 최영수 크레텍 대표이사, 발행인, 명예 경영학·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