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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체육대회 준비하며 확인한 청계천 공구인의 마음

 

고향 충남 보령을 떠나 서울 청계천에서 공구장사로 25년을 보냈다. 서울 청계천에서 공구유통업에 입문한 것은 네게 큰 복이었다. 무엇보다 좋은 스승, 좋은 친구,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거래를 해왔기 때문이다.

 

 

좋은 사장님은 곧 좋은 스승과 같아


어느 집안이나 마찬가지지만 집안에 크게 성공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성공적으로 활동하는 업계에 친척과 가족이 쉽게 입문하게 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청계천에서 공구유통으로 크게 성장하신 집안 형님 덕분에 나는 공구유통업에 입문하게 되었다.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지만 사회생활을 할 때는 좋은 사장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공구유통업계에서 사장과 직원은 단순한 비즈니스 계약 관계가 아니라고 본다. 직원은 사장을 보고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성장하고 살아남는지 배우게 된다. 먼 미래 내 사업을 꿈꾸는 직원이라면 사장님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배워야 한다.

 

직원일 때 가지는 마음 중요해


푸른 청춘이었던 25살의 나는 서울 청계천에서 공구유통업에 입문했다. 이후 12년 동안 공구상 직원으로 공구장사 하는 법을 배웠다. 30대 중후반이 되고 아내와 자식의 미래를 생각하니 직원이 아닌 사장이 되어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다시 12년이 흘러 50대를 앞둔 내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직원으로 살아갈 때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참 중요하다. 돈 몇 푼, 내가 일하는 시간에 연연하기 보다는 내가 일하는 직종에서 어떤 지식과 기술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직원이라면 내가 사장이 될 때를 대비해 미래를 생각하며 일해야 한다.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연구하고 좋은 사람을 많이 알면서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 직원일 때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제품부터 가격, 유통망, 대인관계까지 다방면을 배워야 한다.

 

내가 도움 받았다면 나도 반드시 도와준다


중국에는 ‘관시’라는 문화가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했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문화다. 한국의 인맥과 비슷하고 신용과도 비슷한 개념이다. 관시는 단순한 네트워킹이 아니다. 관시는 권력과 정보가 개인적 연결을 통해 이동하며 경제적으로 상부상조하고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사업을 할 때 이런 것이 중요하다. 보통 신용으로 이야기하는데 나는 청계천에서 직원생활을 하고 또 내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기에 나 역시도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약속은 꼭 지키려고 노력했다. 청계천에서는 파는 것보다 돈 잘 주고 물건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것도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사업으로 돈 벌 때 사장놀이 조심해야


청계천에서는 직원으로 일하다 사장이 되어도 모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으로 일하면 그래도 월급이 나오지만 사장이 되면 모든 것이 내 책임이고 내 결정의 결과물이다. 돈 벌기는 어려워도 돈 쓰기는 쉽다. 400만원으로 매입한 물건 500만원에 팔고 수금까지 완료 할 때가 있다. 하루에 100만원 벌게 된 것. 직원으로 일하다 사장이 되어 며칠 장사 잘 되면 들뜬 마음이 생긴다.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장이 다 사장인가. 나처럼 1인 기업으로 일하는 사장님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규모와 크기에 맞게 행동하고 생활해야 한다. 생각해보시면 지금까지 살아남아 성공한 청계천 선배님들은 모두 겸손하시다. 나 역시도 그런 성공한 선배님들을 보며 1인 기업 사장답게 현명하게 처신하려고 노력한다.

 

누구보다 끈끈한 청계천 공구인의 정


앞서 말했듯 큰 자본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인맥이 중요하다. 나도 청계천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 할 나를 좋게 봐주신 사장님으로부터 팔아야 할 물건을 저렴하게 공급 받을 수 있었다. 첫 가게 자리를 구할 때도 주변 동생, 형님들의 배려와 응원 속에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창고를 얻을 때, 재개발로 이사를 해야 할 때도 주변 청계천 공구상인들의 도움을 받았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청계천에 자리잡은 공구인의 한 사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이 있다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끈끈한 정은 청계천 공구인들의 특징이다. 재개발로 잠시 자리를 옮긴 상인들이 많지만 그분들도 청계천 공구상인이다. 준비 중인 공구상가가 건립되면 모두 다시 만나리라 기대하고 있다.

 

청계천 공구인들이 마련한 6년만의 체육대회


오는 4월 21일 한국산업용재협회 서울지회에서는 제37회 체육대회를 미사경정공원 잔디구장A에서 진행 할 예정이다. 청계천 재개발이라는 변화 속에서도 굳건하게 살아남은 청계천 공구상 상인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내고 서로 협조해 준비하는 행사다. 무려 6년 만에 다시 실시하는 체육대회라서 준비하는데 모두가 많은 노력을 했다. 체육대회는 꼭 청계천 공구인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공구유통업에 관계되고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환영하는 행사다. 나 역시도 다른 지역, 다른 지회의 체육대회에 참가하며 좋은 기운과 즐거운 기분을 많이 얻었었다. 오는 4월 21일 실기하는 한국산업용재협회 서울지회 체육대회에 많은 공구인들이 참석해 좋은 기운과 좋은 기분을 얻으시길 기원한다.

 

_ 김의섭 스마트툴 대표. 한국산업용재협회 서울지회 체육이사  / 진행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