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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연마공업㈜
전통 연마석 분야 1위 기업 제일연마공업㈜의 숨은 주역. 13년차 엔지니어 이강수 팀장은 특수강 봉강용 대형 절단휠과 철도 레일연마 공구 등을 국내최초로 개발해, 기존에 유럽산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연마석 제조기업 제일연마공업㈜(대표이사 추헌주) 기술연구소 전략기획팀 이강수 팀장이 ‘2025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영 엔지니어 부문을 수상하며 기업 현장 엔지니어의 모범으로 우뚝 섰다. 이 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기업 현장 엔지니어 대상 장관상으로, 월별·여성·영엔지니어 부문에서 총 17명을 선발했다. 1987년생인 이강수 팀장은 2013년 제일연마공업에 입사해 약 13년간 철강·철도·자동차 분야 연마(연삭)공구 국산화 기술 개발을 통해 회사의 발전 및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번 수상은 2021년 회사가 받은 장영실상 이후 첫 개인 수상이다. 지난 12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는 “대한민국 연삭 기술로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어 영광이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우리 제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의 핵심은 특수강 봉강 대형 절단휠, 철도 레일 연마 차량용 공구, 베어링 롤러 듀얼 연마 디스크 국산화 개발이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 등 선진국에 100% 의존하던 분야를 완벽 내재화해 국내 시장 90% 점유율을 달성, 정부 R&D 수행 능력과 경제적 매출 기여로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팀장은 각 프로젝트의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서 기획·설계·공정연구 및 정부 과제 실무를 총괄하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특수강 열간(700℃) 절단용 Ø1,000mm 이상급 대형 절단휠(Ø1,060~1,270mm)을 국내최초로 개발했다. 현대제철·포스코특수강·세아베스틸 등 국내 대기업의 특수강 제조 시 압연라인의 필수 소재다. 기존에는 이를 생산할 국내 기술이 없어 전량 유럽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납기가 3~4개월로 길었고, 지연될 경우 공정 차질 우려가 컸다. 해상운송으로 고분자 바인더 신뢰성 저하에 의한 불량이 발생돼 대처도 어려웠다. 이에 이강수 팀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수입품 정밀 분석을 바탕으로 절단 성능과 고온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하도록 내구성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원재료 설계 및 배합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핵심 공정인 압축성형 및 레벨링 공정(혼합물을 금형에 충전하는 과정)을 자동화해 생산성 30% 향상과 품질 균일성 확보를 달성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절삭력과 수명 20% 향상을 실현했다.

철도 레일연마 차량(연마차)에 장착하는 연마공구를 국내최초로 개발했다. KTX, 지하철 등 선로의 표면 결함을 미리 제거해 레일 수명 연장, 승차감 및 궤도 이탈 등 안전사고 대비를 위한 연마공정에 활용되는 핵심 공구다. 기존 세계최고 수준의 스위스산조차도 내열성 부족으로 곡선부 레일가공 시 열적 하중이 집중돼 제품 파손과 크랙이 잦았으며, 긴 리드타임으로 클레임이 어려웠다. 이 팀장은 2년간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협력해 레일의 재질과 마모 상태에 따른 최적화된 연삭 입자와 이를 고정하는 바인딩시스템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고속으로 회전하며 레일과 마찰하는 가혹한 작업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높은 강도와 인성을 갖는 보강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국내 선로의 재질과 환경, 열차 하중·속도 등 운행 조건에 따른 레일 마모 특성을 분석해 최적화된 맞춤형 연마공구를 개발해냈다. 레일 연마공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레일 예방정비가 가능해졌다.


고품질 베어링은 자동차, 항공우주, 정밀기계, 로봇 등 국가 핵심 산업의 성능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필수 부품이다. 베어링 연마 디스크는 베어링 롤러 표면을 정밀하게 가공하기 위한(표면거칠기 Ra 0.05㎛ 이하) 연마공정에 사용된다. 기존 베어링 롤러 가공은 연마 디스크와 슈퍼피니싱 스톤, 두 가지의 공구를 사용함에 따라 가공 형상오차와 비용이 발생했다. 이 팀장은 베어링 제조기업과 연계해 1차 연삭 공정과 2차 슈퍼피니싱 공정을 단일 공정으로 통합하고, 한 번의 연마로 치수 및 형상 가공과 같은 연마와 슈퍼피니싱급 표면거칠기를 동시에 구현하는 하이브리드 연마시스템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가공 시 발생하는 충격 흡수와 유연한 대응으로 미세한 표면 조절이 가능한 ‘탄성 바인더’를 적용하여 고부가 기술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해외 시장에 역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연마석은 철강, 자동차, 조선, 기계금속, 항공우주, 바이오 등 제조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제일연마공업은 연매출 약 700억원 규모로, 전통 연마석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경북 포항 본사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또한 B2C 제품부터 B2B 맞춤형 제품까지 약 5천여 품목을 생산하는 소량 다품종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기술연구소 내 신설된 전략기획팀을 이끌며 연구개발뿐 아니라 정부의 중견기업 R&D 육성사업 ‘월드클래스 플러스 사업’(40억원 규모)을 수주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약 20% 수준인 수출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미국·중동 등 주요 시장과 인도·중국·베트남 등 전략 국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루일과는 제품 기획, 개발, 공정 개발, 신사업 구상으로 채워져요. 고객 니즈를 반영해 매년 2~3개 신제품을 개발합니다. 맞춤형 품목 비중이 높아 수량은 많지 않아도 성과의 질은 그만큼 높습니다.”
재료공학 학사와 기계공학 석사를 마친 그는 현재 기계공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회사는 자기개발 의지가 있는 직원들에게 대학원 학비를 적극 지원하며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기업부설 연구소에는 SEM-EDX 전자현미경, 고배율 광학현미경, 입도·경도분석기, 재료시험기, 시험용 머시닝센터 등 첨단 장비가 구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일연마공업은 현재 3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5건은 이 팀장이 직접 취득했다.

“입사 초기에 대형 절단휠 연구를 맡았는데, 당시엔 자료도 없고 AI를 이용할 수도 없어 맨땅에 헤딩이었죠. 새벽까지 샘플을 만들고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하며 수없이 실패했습니다. 처음에는 내열성과 강도가 확보되지 않아 휠이 산산이 부서지기도 했고, 고객의 질책도 많이 받았죠.”
레일 연마공구 개발 당시에는 전국의 KTX 및 지하철 선로를 돌며, 열차 운행이 없는 새벽마다 필드 테스트를 반복했다. 지역별 레일 환경이 달라 50회 이상의 실험과 피드백을 거치며 마침내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완성했다.
“한두 번 성공해보면 다른 도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개발 과정은 힘들지만 완성품이 시장에 나가 고객의 신뢰를 얻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이 팀장이 만들었다면 믿고 산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죠.”
앞으로 그는 정부 사업을 통해 전기차 모터와 감속기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을 가공하는 연삭 공구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산 연마석은 이 팀장과 같은 연구원들의 끊임없는 혁신으로 거듭 발전해 나갈 것이다.
글·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