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COLUMN

[발행인 칼럼] 철부지와 철든 사람

 

철부지와 철든 사람

 

 

때를 알고 있나요?


철이 없는 사람을 철부지(철不知)라 한다. 그렇다면 철이란 무엇일까? 사시사철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때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가 철부지다. 
봄이 오면 밭을 갈아 씨를 뿌려야 하고, 여름에는 땀 흘려 김을 매고, 가을에는 열매를 수확하고, 겨울에는 월동을 위해 창고에 저장해야 한다. 철을 모르는 사람은 땅이 꽁꽁 얼어붙은 엄동설한에 씨를 뿌리려는 사람이다. 눈밭에 씨를 뿌리면 싹이 나올 리 없다. 인생도, 사업도 마찬가지다. 철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에 모든 일의 성패가 달려있다.

 

이번 봄은 여느 때와 다르다


코로나로 지난 몇 년 간 어려웠다. 극심한 전쟁 후에 맞이하는 봄이라 여느 봄과 다르다. 국제관계가 얼어붙고 국내 경제불황이 심각하다. 이럴 때일수록 ‘때’를 아는 경영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공구사업은 빨리 되는 사업은 아니다. 적어도 10년, 20년, 30년 길게 보며 해야하는 업종이다. 단거리 아닌 마라톤을 뛸 때 더욱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만 공구업 특성상 마냥 걷기만 해서는 안된다. 힘이 들더라도 뛰며 세게 단련해야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업종이다. 이것은 내가 50여년 사업을 하면서 체득한 감각으로, 좀 힘에 부치게 밀고가야 목표가 이뤄지는 것을 나는 경험해왔다. 

 


불확실성과 도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확실한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려 한다. 그러나 그런 기다림은 기회를 잃게 한다. 반면, 현명한 사람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 속에 숨겨진 좋은 기회를 찾는다. 인생의 참맛은 불확실성과 도전, 용감한 선택에서 비롯된다.’ 
- 존 롤스

봄에는 ‘한 번 해보자’라는 각오와 용기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상공회의소에서 나오는 산업생산지수라는 것이 있다. 각 지역별로도 나오고 우리나라 전체도 나온다. 산업생산지수가 올라가면 우리처럼 사업하는 사업자들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최근의 그래프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 번 더 튕겨 오르려고 생각해야 한다. 봄은 영어로 스프링(Spring), 즉 용수철처럼 튕겨 올라야 할 때이다. 

 

내 인생은 어느 철에 와 있나


다음은 인터넷을 보다 옮겨 적은 글이다.
“자기 인생이 지금 어느 철(때)에 와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진단이 정확하면 처방은 나오게 되어있다. 봄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씨를 뿌리면 되고 여름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기꺼이 땀을 흘려야 한다. 또 철을 알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겨울 다음에는 반드시 봄이 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기다릴 수 있다. 철을 모르면 기다리지 못한다. 철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엄청 크다.”
봄을 맞아 정신 번쩍 차리라는 뜻으로도 들리고, 나아가 때를 알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깊은 뜻으로도 나는 읽었다. 이렇듯 때를 알아차리는 것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하나가 있다면 바로 꾸준함이다.

 

*산업생산지수 : 우리나라 경제전체의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재화와 용역에 대한 생산활동 동향을 월별, 분기별, 연간으로 집계하여 단일지수로 나타낸 것. 상공회의소와 통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때를 놓치지 않는 법, 꾸준함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는 2세들이 중도에서 멈추거나 다른 길로 가는 경우가 있다. 사업을 배우면서 아버지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세대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렵게 자수성가한 아버지와 교육을 잘 받고 유복하게 자라온 2세들은 당연히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아버지를 떠나 다른 사업을 하는 이도 있고, 또 근무는 하지만 서로 맘이 맞지 않아 애 태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서로 잘 맞추는 게 좋다. 고집스럽게 경영한 창업주 아버지를 이기기보다 마음을 크게 먹고 잘 따라야 한다. 아버지는 한 개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 그러는 것이다. 맘에 안 들고 불편하더라도 부모를 잘 따르는 게 맞지 않을까. 중간에 떠났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때는 자칫 철을 놓친 경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조금 방황하고 갈등할 수는 있지만 너무 늦어지면 돌아와서도 제자리를 찾기 힘들다. 우리업계 전반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말씀드린다.

 

때를 알고 꾸준하게… 철든 인생


농부는 일편단심 온힘을 땅에 쏟는다. 잠시라도 손이 덜 가면 농사는 되지 않는다. 나의 친구 가운데 농사짓는 이가 가장 바쁘다. 아침엔 밭에 물 줘야 하고, 저녁엔 소먹이 줘야 해서 놀 새가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잠시라도 벗어나지 말고 끝까지 자기 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나무가 흙에서 벗어날 수 없고 물고기가 물을 떠날 수 없듯 자기 업에 있을 때 행복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농부의 정신으로 돌아가 때를 알고 꾸준히 온힘을 기울여 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봄이 온다. 새 희망을 가지고 나에게 주어진 일터에서 가족과 나라를 살려보자. 이것이야말로 진정 철든 사람이다. 철을 알아차리고 철든 사람이 되는 것, 너무 멋진 삶 아닌가.

 

 _ 발행인·크레텍 대표이사 최영수